Just 09_ '나'라는 중심을 지키다 Just 2 of us

Just 09_

'나'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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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기만한 관계는 없나봅니다.
아니지, 
관점에 따라서 시점에 따라서 그 '좋다' '나쁘다' 역시 판단이 달라지겠지요.

아무튼, 제 관점에서 '좋기만하던 이 관계'가 시험대에 오른 일이 있습니다.
발단은 제가 그의 휴대폰을 몰래 본 것이었습니다.
애매한 내용의 카톡에 나는 당황했고 그도 그것을 알아차렸습니다.

꼴에 자존심이라고 그 '애매한 내용'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쓰고 싶지 않습니다.
자존심 한 편에는, 그 '애매함'이 나의 '구체적인 글'을 통해 혹여라도 세상에 그 존재가 드러날까 싶어서..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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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론부터 말하자면,
나와 그는 더 단단해졌습니다.
하지만 이 '단단해졌다'는 것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입니다.

우선 그는 자리를 뜰 때 휴대폰을 챙깁니다.

그리고 나는 그와 나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 중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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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면 무엇이 단단해졌느냐- 생각할 수 있겠죠.
그와 나는 서로를, 어쨌든 조금씩 어떤 방향이든 새롭게 대하고 있다는 것일테니까요.

그의 생각에 대해서는 더 물어볼 용기가 없었습니다.
우선은 내가 잘못했다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그에 대해서 더 묻지 않겠노라- 박았습니다.

그렇다면 나의 생각은.
나는.
그와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지만, 그래서 앞으로의 미래를 약속했지만.
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몫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.
각자, 자신의 영역, 혹은 자신만 짊어질 수 있는 짐이라고나 할까요.

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.
지나치게 독립적인 사람이었습니다.
남의 이야기는 잘 들어주면서, 정작 내 것은 내 몫이기에 누구에게 털어놓지 않아야 한다 여겼습니다.
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런 환경 속에서 그렇게 커왔습니다.

그러다가 그를 만났습니다.
하나부터 열까지, 부끄러움도 자존심도 없이 그저 다 내보이고 다 나누고 공유하는 사람이었습니다.
그런데,
그는 아니었습니다. 
그는, 나에게 다 정리되면 말하려 했노라-고 했습니다.
그는 나와 많은 것을 나눕니다. 거의 모든 것을. 
하지만 나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나와 같은 방식으로 나누지는 않는다는 거겠죠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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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를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.
그와의 이 관계를 끝낼 생각은 더더욱이 없습니다.

나는.
이제 좀 정신을 차려야겠습니다.
이제 좀 균형을 잡아야겠습니다.

그가 나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, 우리 두 사람이 얼마나 잘맞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없습니다.
그리고 그와 내가 앞으로 함께 나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서로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. 

하지만,
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를 놓아서는 안 되겠습니다.
경도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.
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, 
내가 이 삶을 통해서 이루려고 한 그 비전, 꿈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.

나는 내가 그 비전을 더 즐겁고 신나고 힘나게 잘 이뤄낼 수 있음에 확신을 가졌기에 그를 선택했습니다.
그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.

그러면,
더 정신을 차려야지요.
그러면 더 나를 굳건하게 세워야지요.
그러려면 나 역시 그에게 흔들리지 않는, 뿌리깊은 튼튼한 나무가 되어야지요.
그를 위해서도,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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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와 함께 오늘 남한산성을 다녀왔습니다.
피곤하네요.
그와 노곤하게 오후 한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날이 어둑어둑합니다.

그는 지금 일을 하고 있습니다.
나도 지금 일을 하던 중 잠시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.

이제 저녁을 먹어야지요.
그리고 다시 월요일이 시작되겠지요.
그리고 나는 더 튼튼한 사람이 되어야겠지요.

좋은 밤. 따뜻한 밤 보내세요.


덧글

  • 2013/04/01 09:51 # 삭제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